자궁경부이형성증 비수술 치료를 주로 진료하고 있는 저에게 자궁경부원추절제술은 피하고 싶은 수술입니다.
하지만 환자분들의 생각이 다 다르기 때문에 제 생각만 고집할 수는 없고, 현재도 많은 분들이 자궁경부원추절제술을 받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에 수술 후 관리에 대해 설명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자궁경부 원추절제술은 자궁경부의 변형된 부위를 잘라내는 수술입니다.
이 과정에서 큰 상처가 나고 회복기간이 2개월 정도 걸리는데, 이 기간 동안 인유두종 바이러스 활성이 크게 늘어날 수 있어 수술 후 관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먼저 자궁경부이형성증을 일으키는 HPV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자궁경부 상피 조직을 공격해서 변형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가장 바깥 세포에서 변형되어 점점 안쪽으로 깊이 진행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상피세포가 변형되어 가는 방향은 정반대입니다.
위 논문은 과학계 최고 권위지 중 하나인 네이처에 나온 리뷰 논문으로,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자궁경부의 미세한 상처 부위에 침투해 들어가 맨 아래 있는 기저세포를 공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저세포는 매일같이 분열하면서 새로운 상피세포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는데, 이 기저세포가 유전자적 변형이 생기면 앞으로 만들어지는 모든 세포가 동일한 유전자변형을 갖게 됩니다.
이런 변형이 있는 세포를 이형성 세포라고 하는데 맨 아래 변형된 기저세포에서 만들어진 이형성 세포가 점점 쌓이면서 이형성 세포로 구성된 세포층을 만듭니다.
조직검사를 통해 CIN1 CIN2 CIN3 등의 단계를 구분할 때 이 이형성 세포층이 기저세포층에서 얼마나 많이 쌓여 있느냐에 따라 구분됩니다.
만약 기저세포층에서 전체 상피층의 1/3 이내 부위에서만 이형성 세포가 보인다면 자궁경부이형성증 1단계, 즉 CIN1로 진단하고 2/3은 CIN2, 모든 층에 걸쳐 이형성 세포가 보이면 CIN3로 진단합니다.
이처럼 미세한 상처를 통해 기저층을 공격하는 인유두종 바이러스 입장에서 자궁경부 원추절제술로 자궁경부에 생긴 큰 상처는 기저세포층으로의 고속도로가 개통된 것과 같은 상태가 됩니다.
자궁경부 원추절제술을 통해 밝혀진 기저세포는 HPV에 직접 노출된 상태가 되므로 자궁경부 원추절제술 후 HPV 침투가 더 쉬워져 실제 대량의 바이러스가 기저세포를 침투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수술 후 재발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궁 경부 원뿔 절제 수술 후 관리는 수술의 상처 부위를 최대한 빨리 회복시키는 것과, 회복 후에 반복되는 질염에 대한 관리에서 열립니다.
상처를 빨리 회복시키기 위해서 내가 사용하는 방법은 골반강 내에 혈액 공급을 최대화할 수 있는 약을 처방하는 것입니다.
혈류 순환이 개선되면, 상처에 혈소판과 백혈구를 비롯한 회복에 관계하는 인자의 공급이 많아지므로, 수술 후 상처 회복 기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나의 치료 경험상 보통 6~8주 걸린 회복 기간을 2~4주 정도 앞당길 수 있습니다.
수술 부위가 회복한 이후에도 아직 상처 부위의 피부가 본래의 기능을 완벽하게 하지 않은 상태여서 평소 없던 질염이 잘 일어날 수 있습니다.
자궁 경부 원뿔 절제 수술 후에 질염이 반복되자 단순히 분비물과 가려운 증상 때문에 불편한 게 문제가 아니라 이상 분비물로 자궁 경부에 미세한 상처가 많이 생길 있으며 이 때문에 바이러스 침투가 평소보다 많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질염의 관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전문적으로 자궁경부 원추절제술 후 관리를 하고 있는 의료기관의 도움 없이 스스로 관리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골반강 내부로의 혈류순환을 촉진시키는 것이라는 기준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유산소 운동을 권장하는 이유도 이유도 혈류 순환을 끌어올리기 위해서이고 혈당치를 빨리 올리거나 혈중 지방 농도를 높여 혈액순환을 떨어뜨리는 단 음식과 기름진 음식 섭취량을 줄이도록 권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만약 이미 자궁경부 원추절제술을 결심했거나 받은 후라면 골반강 내 혈류순환을 개선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기준을 항상 염두에 두고 관리한다면 재발하지 않고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